
25년의 시간을 건너뛰어 '배창호 특별전'이란 이름을 빌려 시네마테크에 걸린 이 영화를 보며 중간 중간 웃지 않을 수 없었다. 다른 관객들도 매한가지. 등장인물의 말에 키득거리는 것으로 대꾸했고, 때로는 객석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.
"신체검사를 할 때가 되지 않았어."
현대 사회의 탐욕을 그리려한 감독의 의도는 때와 장소가 바뀌자 맥락에서 한참을 벗어나, 서스펜스가 가미된 코믹 멜로물이 되어버렸다. 물론 기술적인 면도 무시할 수 없다. 후시녹음된 말소리는 너무 어색해, 두 주인공(안성기, 장미희) 특유의 음색과 어울려 , 그 자체로 웃음을 자아낸다. 그리고 대사들. 짐작하건대 원작인 인기 소설(최인호의 신문 연재소설)의 명문장에서 따왔을 대사들은 그 문어투에다 앞서 말한 어색함이 덧붙여져 다시 웃음을 부른다.
흔히 고전이라고 함은, 영화든 소설이든 그 무엇이든, 시간과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그 의미를 온전히 전할 수 있는 것들이리라. 이렇게 볼 때 지금 이 영화에 별점을 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.
적도의 꽃안성기,장미희,신일룡 / 배창호
나의 점수 :
그냥 옛날 영화.
* 좋은 행사를 마련해준 이들과 스스럼 없이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는 배창호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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